이라크전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목숨을 노렸던 '벙커 버스터'가 이제는 달을 폭격하게 됐다.영국 BBC 방송은 미국 과학자들이 달에 있는 얼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벙커 버스터(지하 벙커 파괴용 폭탄)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벙커 버스터(GBU―37)는 레이저로 유도해 지하 수 m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함으로써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정밀유도폭탄. 미군은 후세인 은신 추정 지역을 이 폭탄으로 폭격하면서 이라크전을 시작했다.
하와이대와 해군 연구소, 유타주립대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달 탐사팀은 벙커 버스터를 이용해 달 표면 지하 몇 m 깊이까지 실험장비를 침투시켜 얼음층을 원격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최근 뉴멕시코 사막에서 실험한 결과, 실험장비를 실은 벙커 버스터가 2m 두께의 합판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달 극 지방에 얼음이 있다는 가설은 1998년 달 탐사 우주선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지만 혜성 충돌로 인해 얼음이 축적됐을 것으로 추정할 뿐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 있다. 하와이대 폴 루시 교수는 "달 극 지방은 태양계 역사의 과학적 보고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 승인이 나면 2007년 탐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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