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 파동으로 중국체제의 취약성이 노출되면서 중국이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홍콩 대만의 학계와 언론은 사스 파장이 확대된 것은 사회적 기초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공산당의 구태의연한 통치방식과 시스템 결함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를 중심으로 한 4세대 지도부의 집권능력도 이로 인해 심각한 시련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공상시보는 25일 중국 정부가 사스 파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1989년 6·4 천안문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만 대륙위원회(통일부격)의 분석을 인용, 사스로 인해 중국 정부의 효율성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륙위원회는 사스 파장이 단기에 그친다 하더라도 공산당이 신뢰회복을 위한 관료제도 개선 및 공산당의 정보독점·통제 완화 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륙위원회는 또 파장이 장기화하면 천안문 사태의 재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홍콩 과기대 정치학과의 딩슈에량(丁學良) 교수는 중국 최고지도부가 권력투쟁 양상을 노출하는 것도 불신을 심화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胡 총서기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제외한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 및 측근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전혀 사태수습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丁 교수는 현재 이 같은 양상을 권력암투의 표현으로 보기는 이르지만 국민적 비판을 초래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중국인은 위생부장과 베이징(北京) 시장 경질을 지도부의 책임회피나 기회주의적 행위로 보고있다. 사태 초기 정부지침에 따라 침묵으로 일관한 관영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초미의 관심이 된 것은 경제적 충격이 사회에 미칠 영향이다. 사스의 경제적 악영향은 3분기와 4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 하락할 경우 실업인구가 800만 명 늘어나는 중국의 고용구조를 감안할 때 사스는 사회 불안정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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