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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84>체르노빌 原電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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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84>체르노빌 原電 사고

입력
200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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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4월26일 새벽 1시께 옛 소련의 우크라이나 공화국 키에프 시 북쪽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자로가 폭발하며 녹아 내리는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터졌다. 발전소 직원들은 단지 긴급 발전용 터빈에 대해 늘 하던 대로 간단한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사소한' 실수들이 겹치며 대재앙을 초래했다. 이 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의 양은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때 누출된 방사능의 수백만 배에 이를 것으로 짐작된다. 소련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보고서를 곧이곧대로 믿더라도, 이 사고로 방출된 방사능은 5천만 퀴리에 이른다. 이것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된 원폭이 내뿜은 방사능의 수십 배에 이르는 것이다.소련 정부는 이틀이 지난 4월28일에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음을 밝혔다. 그 뒤 수 주일 동안 헬리콥터들을 동원해 모래와 납을 끊임없이 원자로에 쏟아 붓고서야 불길이 멈췄다. 소련 당국은 체르노빌 주변의 주민 10만 여명을 긴급히 소개시켰지만, 사고가 일어나고 36시간 사이에만도 발전소 직원들과 소방수를 포함한 300여 명이 심각한 방사능 감염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6주 안에 사망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초래한 인명 피해는 지금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보수적인 관측자들도 이 사고가 적어도 1만 명 이상의 사람에게 암을 유발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출된 방사능이 비와 바람에 실려 우크라이나 전역과 유럽의 상당 부분을 오염시켰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다. 깨끗하고 효율적이라는 것이 원전 옹호론자들이 만들어놓은 원전 이미지이지만, 이 깨끗함과 효율성은 늘 무시무시한 재앙의 가능성과 버무려져 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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