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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무기보유 시인/정부 "확인된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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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무기보유 시인/정부 "확인된바 없다"

입력
200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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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5일 방한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와 베이징 3자회담 결과를 협의한 뒤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윤영관(尹永寬) 외교부 장관은 이날 켈리 차관보를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회담에 관해 상세하게 브리핑 받았다"면서도 북한측의 발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이라는 토를 달아 여전히 북한측이 '한계선(Red Line)' 내에 있음을 시사하면서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기존의 외교적, 평화적 해결 방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도 "북한의 발언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북한이 핵을 보유했는지를 단정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응은 북한의 핵 보유를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켈리 차관보와의 협의를 브리핑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1∼2개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문제를 풀어가는 게 미국의 자세"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측이 리근(李根) 북한 외무성 부국장의 발언 내용을 미국측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즉각 확인한 점으로 미뤄 이날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핵보유 시인 발언을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3자 회담에서 북측이 제시한 것으로 주장한 "새롭고 대담한 방도"에 대해서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측이 나름대로 문제해결을 위한 제안을 했다"면서 핵폐기와 관련한 타협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북측의 제안이 새로운 것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말해 기존의 체제보장 요구가 되풀이됐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켈리 차관보는 26일 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반기문(潘基文) 외교보좌관 등과 조찬 회동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부는 3자 회담에 대해서 "결렬됐다고 볼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 북미 간의 후속 절충에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측의 결렬 선언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번 회담이 협상을 해서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결렬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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