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은 주택과 상가 등 8채의 건물을 보유, 부인명의로 임대사업을 해왔으며 투기 바람이 불었던 충남 당진에 1,300여평의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진 장관의 재산 신고액은 100억원에서 불과 4,172만원 모자란 99억5,828만원이어서, 두 자리 수로 짜맞춘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진 장관 부인은 임대사업자
진 장관의 재산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40억4,500만원으로 신고된 부동산. 아파트와 오피스텔 각각 2채, 연립주택·단독주택·미국 주택 각각 1채 및 5층 상가 건물 1채, 임야 등 11건에 이른다. 진 장관은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인 89년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35평 규모 연립주택 1채(신고가액 1억3,513만원. 이하 신고가액)를 매입해 거주했다. 그 뒤 진 장관은 93∼95년 연립주택 인근의 단독주택(2억4,562만원)과 지하 1층·지상 5층 짜리 상가(4억4,877만원)를 샀다. 상가 세입자들은 "계약을 체결할 때 진 장관의 부인이 보증금을 받아갔다"고 밝혀 진 장관 부인이 임대사업을 관장한 것으로 보인다. 진 장관은 남현동 연립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채 95년 동작구 신대방동의 삼성옴니타워 아파트(4억원)를 분양받았고, 2000년에는 인근의 오피스텔(6,807만원)을 샀다. 진 장관은 또 2001년 3월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101평 아파트(17억2,269만원)를, 같은 해 10월에는 타워팰리스의 오피스텔(5억9,509만원)을 샀다. 진 장관은 현재 타워팰리스 아파트에 살고 있다. 나머지 주택, 상가는 모두 임대를 주고 있으며 부인은 정식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 세금을 납부해왔다고 정통부는 밝혔다.
충남 당진땅 투기 의혹
진 장관 부인은 1988년 6월 충남 당진군 석문면 삼화리 228의4 밭(764㎡)과 228의5 대지(446㎡), 산 48의19 임야(3,372㎡) 등 1,380평의 토지를 샀다. 이 지역은 충청남도가 89년 공단조성 계획을 발표한 석문 공단과 1㎞가량 떨어진 곳으로, 88년에는 공단개발 소문으로 투기 바람이 일었던 곳이다. 이 지역은 또 한보철강(90년 12월 착공)이 들어설 후보지로서도 관심을 모았다. 삼화리 일대는 91년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됐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삼화리 지역의 땅값은 밭과 임야 등이 평당 6만∼1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진 장관 부인의 땅은 시가 기준으로 1억원 안팎이다. 공시지가에 따른 신고가액은 3,629만원이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지난 87년 귀국한 뒤 자녀들의 시골체험을 위해 200만원에 매입했다"며 "처가의 친지 소개로 샀다"고 밝혔다. 진 장관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연고가 없는데다 투기 바람이 불었던 충남 당진에 땅을 산 이유는 석연치 않다.
재산 총액 짜맞추기 의혹
진 장관은 부동산 외에도 본인과 부인 명의 예금 27억원, 주식 등 유가증권은 37억6,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총 재산 신고액이 공교롭게도 100억원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치자 일부에서는 '100억원대 자산'에 대한 여론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재산 액수를 조정한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본지가 세입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관악구 남현동의 단독주택과 상가의 총 보증금(채무)은 3억7,400만원으로 진 장관이 신고한 4억2,400만원보다 5,000만원이 적다. 이 경우 재산에서 마이너스를 해야 하는 채무 액수가 그만큼 줄어 진 장관의 총 재산은 100억828만원이 된다.
진 장관의 '연말정산 근로소득자용 소득금액 증명'(1992∼2001년)에 따르면 1992∼2001년 10년간 진 장관의 근로소득은 85억여원이다. 진 장관은 삼성전자를 떠나기 직전 30억원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02년의 근로소득을 합하면 92년 이후의 총 근로소득만도 100억이 넘는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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