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공주 발전에 온 힘을 바치겠습니다."24일 충남 공주시장 보궐선거에서 또 한 명의 여성 단체장이 탄생했다. 남편인 윤완중(58) 전 공주시장의 뒤를 이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오영희(56·사진) 후보는 전재희 전 광명시장, 전상수 부산 남구청장, 허옥경 부산 해운대구청장에 이어 여성으로는 4번째 자치단체장이 됐다.
그는 원래 정치와 거리가 먼 초등학교 교사 출신. 32년간 근무하다 명예퇴직해 가정을 지키다 남편이 뜻하지 않게 낙마하자 시장직 도전을 선언했다. 남편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자 지난해 11월21일 자진 사퇴했다. 30여년간의 정치생활 끝에 당선됐으나 뜻을 펴지도 못하고 하차한 윤 전 시장은 명예회복을 위해 부인을 내보내기로 했다.
그가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 공주시민의 반응은 그리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윤완중이 시작한 일, 오영희가 해냅니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는 등 남편과의 동일성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해 나갔다. 여성 특유의 세심함, 꼼꼼함으로 알뜰한 행정을 펼치겠다며 남성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일부에서는 "행정과 무관한 교사 출신이 인구 14만명의 공주시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며 오 당선자가 '남편의 대리인'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 당선자는 "부족하더라도 행정 전문가인 부시장과 공무원들이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며 "여성 시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누구 못지 않게 박력있는 시정을 펼쳐 보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공주=허택회기자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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