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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먹구름 한국증시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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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먹구름 한국증시 덮치나

입력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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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안전지대로 인식됐던 국내 증시에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스 때문에 수출과 내수시장에 제동이 걸리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억명의 인구를 거느린 중국과 아시아 지역은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기업들의 공장이 몰려 있어 세계의 생산기지와 소비시장 역할을 겸하고 있다.

사스가 날로 기승을 부릴 경우 해당 기업들의 생산과 판매 활동에 차질이 발생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다. 이를 우려해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률이 0.4∼0.6%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사스가 진정된다면 아시아 지역의 2, 3분기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지속될 경우 세계시장의 공급사슬 역할을 하는 아시아 경제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한국도 수출과 내수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내수 위축 여파로 당장 내구재 수출이 영향을 받게 되며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수출에도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내수 시장이 위축돼 국내 경기 회복시점은 올해말이나 내년 1분기로 미뤄지며 종합주가지수 하락도 불가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김현욱 연구원도 "중국이 사스 확산을 우려해 다음달 1일의 노동절 연휴를 당초 7일에서 절반 정도로 축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중국의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며 "대중국 수출 및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의 생산 및 해외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텔, 삼성전자, LG전자 등 정보기술(IT)업체들의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여행업계는 사스 때문에 아시아지역 여행을 기피하는 바람에 다음달 초 황금연휴를 여행 특수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가전업계도 중국 노동절 연휴 축소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항공업계 또한 중국노선의 운휴 기간을 이달말에서 다음달 중순으로 연장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24일 증시에서는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엔터테인먼트주인 플레너스는 사스 확산에 따른 공공장소 회피심리가 영향을 미쳐 9.42% 급락했고 대표적인 여행·항공주인 하나투어와 대한항공은 1% 이상 떨어지며 5거래일째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종근당, 고려제약, 일성신약 등의 제약주는 24일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플라즈마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솔고바이오텍도 주가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사스 관련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요동치는 종목들 중에서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측면에서 뒷받침과 근거가 약한 종목들이 대다수이므로 투자할 때 실적과 전망 등을 꼼꼼히 챙기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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