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4일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235억원의 수표 배서자 6명이 국내에 실존하는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경찰 전산망 등을 통해 실존여부를 확인했다"며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이서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1월 현대상선 등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에서 "26장의 수표로 나뉘어 외환은행에 입금된 2,235억원의 수표 배서자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전산망에 등재돼 있지 않은 6명"이라고 밝혀 국정원 직원이 수표배서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특검팀은 배서경위 파악을 위해 이들 6명에 대한 출국금지 및 소환조사를 검토중이다.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을 승인한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를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2000년 6월 당시 영업1본부장이던 박씨가 대출규정을 어겨가며 4,000억원 대출을 전결 처리한 경위와 관련, 이근영 당시 산은 총재(전 금감위원장)의 지시 여부 청와대 등 외부 압력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박씨는 지금까지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국가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 대출을 결정했고 당시 이근영 총재에게는 사전에 구두로 보고했다"고 주장해 왔다. 특검팀은 박씨의 지시로 대출 실무를 총괄했던 산은 이강우 전 현대담당 팀장을 이날 재소환, 박씨와 대질조사를 벌였다. 산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특검팀은 다음주부터 현대상선 관계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며, 미국에 체류중인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은 이르면 이번 주말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