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스트레스를 이겨라.'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전남 장성 상무대와 경기 광주 특전교육단에서 적응훈련을 받고 있는 공병지원단 서희부대와 의료지원단 제마부대원을 위한 교과 과정에는 '분노조절 훈련과 스트레스 관리'라는 특별과목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생소한 교과목이 마련된 이유는 파병 장병들이 덥고 건조한 날씨, 긴장감, 지루함, 고립감 등으로 인해 사소한 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군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파병 장병을 위한 교육과정에 분노조절 훈련이 포함된 것은 1월27일 아프가니스탄 파병 의료지원단인 동의부대 내에서 장교간 총기사고가 발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사소한 시비 끝에 소령이 대위를 쏴 숨지게 한 사고의 원인으로 '전장 스트레스'를 꼽았다.
분노조절 교육을 맡은 서희부대 군종장교 이태희 대위는 "전장의 특수환경 때문에 분노와 스트레스가 국내 근무 때보다 더 쌓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위는 파병 장병들의 '분노 관리'라는 임무를 띠고 30일 파병부대 1진과 함께 이라크로 떠난다.
특별 여가활동 계획도 마련됐다. 누적된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때리는 활동'이라는 전문가와 파병 경험자의 조언에 따라 서희·제마부대의 준비물 목록에는 샌드백과 소프트볼 기구, 사물놀이 악기 등이 포함됐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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