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창정이한테 4억원을 주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색즉시공'이 흥행에 성공한 직후 임창정에게는 엄청난 개런티 제의가 쏟아졌고, 측근조차 몸값 상승이 믿어지지 않는 눈치였다.결국 그는 '위대한 유산'(가제)에서 개런티 3억5,000만원에 덤으로 러닝 개런티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당연히 뒷말이 무성하다. "자금력 있는 CJ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제작에 나서자마자 마구잡이로 배우 개런티를 올려 놓는다"는 제공자 책임론, "대체 임창정이 뭘 했다고 3억 5,000만원을 받나, 양심도 없다"는 수락자 책임론, 여기에 "임창정이 3억 5,000만원을 받으면 설경구 최민식 송강호 같은 연기자는 얼마를 더 받아야 하는가"하는 영화계 정의론까지 다양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가수, 탤런트, CF모델로 뜬 장나라가 3억원의 개런티를 받았을 때도 "너무한 거 아니냐"는 반응이 일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장나라의 고액 개런티보다는 1990년 '남부군'으로 데뷔, 바닥에서 시작한 임창정이 고액 개런티를 받는 데 대해 사람들은 더 쉽게 화를 낸다.
CJ엔터테인먼트가 무슨 자선단체도 아니고, 어디보다도 계산속이 분명한 기업임을 감안하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르면 임창정의 개런티는 합당하다. 제작사 쪽에서는 당연히 임창정의 코미디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 '자카르타' '두사부일체'등으로 보아 상당한 관객 동원력이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고, 임창정이 굳이 "그건 좀 많은 것 같구요, 2억 8,500만원 어때요"라고 말할 이유는 없다.
성실성은 개런티 산정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 영화사 관계자는 "많은 배우들과 작업해 봤지만 임창정처럼 영화 홍보용 사진 찍는 데 4시간 동안 수십 번 옷을 갈아입고, 소품 다 챙겨오고, 짜증 한번 안내는 배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마로 마늘 깨기, 양파 먹기, 입안에 생쥐 넣기 등 임창정의 '몸' 연기가 없었으면 '색즉시공'이 성공했겠느냐고 물었다.
미국처럼 관객 동원력이 지표화되지 않았으니 "누구보다는 더 받겠다"고 떼 쓰는 것도, 그렇게 받아 놓고 "내가 무슨 홍보 요원이냐"며 마케팅에 협력하지 않는 스타가 많은 게 우리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시장 원리는 부지런히 몸 쓰고, 시간 투자해서 관객을 끌어 모은 배우의 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신비한 '스타성'이 아니라 실질적 파워가 몸값의 요인이 되고 있다. 고고한 스타들, 초조하겠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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