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기 요금은 3만2,000원인데 4만5,000원을 달라니 말이 됩니까." "그럼 공항에서 서울로 올 때 내야 하는 통행료를 택시기사가 물어야 한단 말입니까."1일부터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 인상과 함께 '무승객 택시의 통행료 면제' 제도가 폐지된 뒤 공항을 찾는 택시 기사들이 승객들에게 왕복통행료(1만2,800원)를 요구하면서 요금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기사들은 이 같은 시비를 우려, 아예 인천공항행 승차를 거부해 승객 불편이 커지고 있다.
공항이용객 감소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지만 통행료 면제 제도가 폐지되자 인천공항 1일 평균 택시 이용 승객은 지난달의 절반 이하 수준인 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기사들은 승객들로부터 통행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택시기사 장모(54)씨는 "승차를 거부해도 20만원의 벌금을 물고 왕복통행료를 받아도 부당요금 징수 과태료를 내야 하니 옴짝달싹 할 수 없다"며 "이러다간 인천공항으로 가는 택시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 김모(49)씨도 "서울로 돌아오는 손님을 잡기 힘든 심야시간대 인천공항에는 택시 공동화(空洞化) 현상마저 생겨 외국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와 인천공항측은 "승객을 태우고 나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택시업계는 "1∼2시간 넘게 기다렸다 승객을 태우고 나오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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