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 교장단이 다음달 11일 대대적인 결의대회 및 서승목 교장 추모집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자 전교조는 개혁을 반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세력의 반발이라고 비난하며 투쟁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스승의 날을 전후해 학교 밖에서까지 집단대결이 벌어질 판이다.그 동안 전교조의 비교육적 활동을 모른 체 하거나 주눅들어 있던 교장들이 서 교장 자살사건으로 전교조의 치명적 약점을 잡은 것처럼 집단행동과 세대결에 나서는 모습은 보기 흉하다. 전교조를 반미·친북단체라고 매도한 것도 온당한 시각이 아니며 사려 깊지 못했다. 학교의 어른인 교장들까지 거리로 나선다면 자신들이 비난해 온 전교조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전교조의 즉각적인 반응은 더 실망스럽다. 전교조는 교육행정전산망(NEIS) 거부를 위한 연가투쟁과 교장 선출·보직제,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의 법제화, 교내 평화인권 쟁취를 4·5월 총력투쟁과제로 설정했다. 이런 식의 투쟁이 정말로 참교육의 정신과 부합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 전교조에는 정치와 이념만 있고 교육은 아예 사라진 것 같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청와대 업무보고나 국회 교육위 보고에서도 서 교장 사건을 보고하지 않거나 마지 못해 언급할 만큼 무감각했다. 시·도 교육감들이 교원단체의 법적 한계를 넘는 활동에 대한 제한조치를 건의하고,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다. 교육부는 어제서야 교육부총리와 관련 단체·학부모단체의 간담회를 열고, 5월 중 교단안정화추진기획단을 발족시키기로 했다. 우선 이 대화가 성과를 거두어 5월의 교육파국을 막아야 한다. 교장단과 전교조는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이성을 찾아야 한다. 전교조의 불법 연가투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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