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이다. 이달 말부터 5월 중순까지 크고 작은 지역 축제들이 한꺼번에 열린다. 고장의 인물과 특산물을 띄우고 그리고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등 소재와 주제도 다양하다. 해를 거듭하면서 대표적 지역 이벤트로 자리를 잡은 지역 축제를 찾아간다.홍길동축제(전남 장성군)
'한국의 로빈후드'로 불리는 홍길동은허균의 소설 속에 나오는 허구의 인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각종 문헌과 학술조사를 통해 그가 실존인물이었고, 장성군 황룡면 아치실에 생가도 있었다는 학계의 보고가 나오자 장성군이 홍길동의 민중정신을 기리는 축제를 마련했다. 올해로 5회를 맞으며 5월3일부터 5일까지 장성 공설운동장과 생가터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레츠고! 길똥랜드.' 홍길동의 생가터에서 길동의 혼을 달래는 추모제를 시작으로 홍길동 선발대회, 마당극 홍길동전, 홍길동 씨름대회, 체험문화교실 등이 열린다. 가장 인기있는 행사는 홍길동 선발대회. 지·덕·체를 겸한 젊은이를 선발한다. 아마추어 무술인들이 대거 참가해 화려한 몸동작을 선보인다. 결승은 4일 오후 1시.
장성군은 올해의 행사를 위해 생가터에 옛집을 복원했다. 1,500여평의 대지에 4채의 목조 기와집을 지었다. 전형적인 조선의 사대부 가옥이다. 길 떠나는 길동이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홍상직(길동의 부친)과 춘설(생모) 등 소설 속 등장인물의 모습을 밀납인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장독대, 부엌 등 15세기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장성군청 (061)390-7223.
한산모시문화제(충남 서천군)
시원한 축제이다. 올해로 14회를 맞는다. 5월1일부터 6일까지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 한산모시관 일대를 중심으로 열린다. 올해의 주제는 '미(美) 문화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우아한 섬유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모시문화제는 모시의 우수성과 서천 지역의 향토 특산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모시는 예나 지금이나 귀한 옷감. 통풍과 흡수력에서 따라올 섬유는 아직 없다. 해마다 여름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에 열려 많은 사람이 찾는다.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큰 모시시장이 함께 열려 모시 생산 농가의 수입에도 크게 기여한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역시 체험행사. 모시 길쌈, 천연 염색 체험, 모시꽃 만들기, 모시옷 입어보기 등 모시와 관련한 이벤트들이 열린다. 이 지역의 전통술인 한산 소곡주 빚기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모시옷 패션쇼도 사람들을 많이 불러모으는 행사. 5일 오후 1시30분부터 한산모시관에서 열린다. 우리 옷감과 옷감각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날인 5일엔 페이스 페인팅, 물총 서바이벌, 미니올림픽 등 체험행사와 피에로 캐릭터쇼 등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서천군청 (041)950-4114.
함평 나비대축제(전남 함평군)
특이한 아이디어로 대성공을 거둔 축제이다. 1999년 제1회 축제부터 6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으더니, 지난해 제4회 행사에는 무려 130만명이 다녀갔다. 올해 대축제는 5월3일부터 11일까지 함평천 수변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나비와 꽃을 소재로 한 이 축제는 동화 속 세계를 연출한다. 자줏빛 자운영과 노란 유채꽃이 행사장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생태체험, 학습행사, 문화예술행사 등 65가지의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이들이 가장 환호하는 이벤트는 나비관. 호랑나비,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등 6만여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닌다. 애벌레, 번데기, 성충으로 성장하는 나비의 일대기를 알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50여 종 200여 마리의 북한 나비와 희귀 나비, 곤충 표본 2만 종이 전시된다.
문화예술행사는 수변공원 특설무대 주변에서 열린다. 그린음악회, 어린이 창작 뮤지컬, 나비 패션 페어, 호남가 경창대회 등을 준비했다. 이에 앞서 27일에는 제3회 나비마라톤대회가 꽃길에서 열린다. 전국에서 5,500여명의 마라토너들이 참가한다. 나비축제 상황실 (061)320-3224.
온양문화제(충남 아산시)
올해로 42회를 맞는 역사 깊은 행사. 26일부터 28일까지 아산시 신정호 국민관광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그 동안 온양 지역 주민들만 참가하는 지역 축제였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로 진행된다.
독특한 것은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한 스토리전개형 체험축제. 소년 이순신, 청년 이순신, 명장 이순신, 성웅 이순신 등 이순신의 일대기를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축제장을 구성했다. 참가자는 주제를 따라 이동하면서 마치 소설책을 읽듯이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체득할 수 있다. 각 테마별로 전쟁놀이, 말을 타고 달리며 활을 쏘는 조선의 무과시험장 등 각종 볼거리와 체험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아산은 예로부터 온천의 고장. 온양온천, 아산온천 등 좋은 물이 많이 난다. 축제에 참가하고 온가족이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온양문화제 상황실 (041)540-2404.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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