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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38> 김경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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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38> 김경륜

입력
200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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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청와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시대가 바뀌었다는 증거 아닐까요."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소개한 김경륜(金敬倫·40) 청와대 제2부속실장은 청와대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알려져 있지 않은 축에 속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보좌하는 일을 하지만 청와대 출입기자 조차 얼굴을 모를 정도다. 정치권에 있던 인물도 아니고 아직 박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명사'(名士)라고 할 수도 없다. 노 대통령의 386 사단과도 그다지 연이 없어 청와대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하다.

이런 그가 청와대에 오게 된 이유는 오로지 권 여사가 관심 분야인 아동, 보육 문제를 제대로 다뤄보기 위해 전문가를 원했기 때문이다.

아동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미국 몬테소리 학교에서 인턴교사,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몬테소리 교사 교육과정 강사, 숙명여대 이촌 어린이집 원장을 지낼 정도로 현장을 다니며 생생하게 공부를 했다. 그래서 지난 2월 한 교육계 여성인사가 권 여사에게 그를 추천했고, 인터뷰를 거쳐 취임 직전인 22일 제2부속실장으로 내정됐다.

그래도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는 그가 낯선 청와대에 발을 디딘 것은 궁금했다. "저는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숙명여대 81학번)을 전공해 석사까지 마쳤고 이후 아동복지학에 관심이 생겨 새로 공부를 했어요"라며 "두 개의 전공 특성을 조화롭게 활용하면 국가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다. 사실 평소 정치에 별 뜻이 없던 그는 권 여사를 만나 인터뷰를 한 뒤에는 청와대에서 꼭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권 여사는 첫눈에 소탈하지만 단아하고 기품이 있었다"며 "꼭 모시고 싶은 분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최근에는 "권 여사를 보면 볼수록 판단이 정확하고 분명해서 배울 것이 너무 많다"고도 한다.

요즘 그의 어깨는 무겁다. 취임 60일이 가까이 되면서 청와대 안살림에 적응을 끝낸 권 여사가 대외활동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부속실장으로 확정된 뒤 "중요한 책임을 반듯하게 잘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권 여사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는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을 내조하는 영부인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영부인은 현명하고 자애로운 어머니로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이를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정확히 전달해 영부인이 국정운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보좌하고 싶다"고 말한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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