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SK측은 어제 "SK글로벌 정상화는 SK그룹과 채권단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며 "5월 중순 실사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채권단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같은 SK측의 발표는 지극히 원론적 수준이며, 당초 예상에는 못 미친다. 일부에서는 SK글로벌 회생에 대한 그룹의 의지를 밝힌 것이 전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둘러싼 각 집단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룹과 채권단은 사태의 처리 순서를 놓고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주)의 최대 주주로 등장한 크레스트증권과 시민단체들은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SK글로벌이 최태원 SK회장의 인척이 운영하는 (주)아상과 수천억원의 변칙 자금거래를 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갈수록 문제는 복잡해지고 있다.
자칫 이번 사태가 갑론을박만을 되풀이하면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내 대표적인 재벌 계열사의 분식회계는 해당 그룹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의 신뢰성에 많은 악영향을 줬다. 문제는 그 이후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처리로 사태를 수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마무리를 못해 우리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내부의 자체 해결 능력이 의심을 받게 되면 신뢰도 회복은 더욱 어려워진다.
최태원 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채권단의 주장은 일단 결자해지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재벌의 지배구조와 외국자본의 경영 참여 등 여러 요인이 겹쳐 국내외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채권단과 SK는 모든 일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처리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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