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어둡고 좁은 곳에서 몇 년씩 살고 있다니…. 한총련 수배자 문제는 하루빨리 해결돼야 합니다."19일 오후 서울 중앙대 총학생회실에서는 세계적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관계자와 한총련 수배자들과의 뜻 깊은 만남이 이뤄졌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성재상(71) 서울 국제그룹 대표와 외국인 회원 6명이 한총련 수배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성재상 대표는 "중앙대생 3명을 비롯해 200명 가까운 학생이 한총련 문제로 수배돼 몇 년째 학교에서 숨어 지낸다는 보도(한국일보 2월3일자 27면)를 외국인 회원들이 전해 듣고 자세한 상황을 더 알아보자고 해서 왔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출신 등인 이 외국인 회원들은 국내 대학과 학원 등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면서도 '인권 보장이 이 시대의 최고 가치'라며 앰네스티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들은 1시간 여 동안 수배 생활의 어려움과 한총련에 대한 정부의 대처 방식 등을 듣고 한총련 수배자 문제 해결에 자신들의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캐나다인 M(27)씨는 "학내에서 숙식을 해결한다는 말과 길게는 7년씩 숨어 지낸다는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인권 침해의 대표적 사례인 한총련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도 적극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3년째 수배생활 중인 박종민(28·2001년 중앙대 총학생회장)씨는 "외국인까지 한총련 수배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 고맙지만 한편으론 우리 문제가 국제사회에 인권침해사례로 알려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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