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는데.' 롯데가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개막전 이후 12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롯데는 20일 대전에서 벌어진 2003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9―0의 대승을 이끌어내면서 14경기(12패1무)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백전노장의 에이스 송진우를 내세워 우중경기를 강행했던 한화는 오기가 생긴 롯데의 첫 승 희생양이 됐다. 이날 안개비를 맞으며 타석에 들어선 롯데 타자들은 눈빛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12패 중 6번을 완봉패했던 롯데 타선은 시즌 첫 랑데부 홈런을 포함, 시즌 팀 최다 안타(13개)를 몰아치는 등 모처럼 폭발했다.
꼬일대로 꼬인 '1승'의 실마리를 푼 것은 최기문. 2회 1사 1루 상황에서 최기문은 좌익선상 2루타를 터트려 송진우의 실책으로 1루에 나간 박현승을 홈으로 불러들인 데 이어 박기혁의 우전안타 때 득점에 성공하면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3회 박현승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보탠 롯데는 4회 1사후 권오현과 박기혁의 연속 홈런으로 점수를 5―0으로 벌린 데 이어 8회 무사 만루에서 박기혁의 싹쓸이 2루타로 3점을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프로 3년차인 박기혁은 이날 1년9개월 만에 생애 통산 2번째 홈런의 손맛을 맛보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의 선발 박지철은 5와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구원 등판한 노승욱도 2피안타로 마무리,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완봉을 합작했다. 고질적인 부상에서 회복된 박지철에게는 2001년9월29일 두산전 이후 1년7개월 만에 맛보는 선발승의 감격이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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