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아랍어 위성TV 알 자지라가 전쟁 통에 연락이 끊긴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이라크로부터의 소리'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시작한 17일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 프로그램은 첫날에는 알 자지라 기자가 카메라 앞으로 몰려드는 이라크 군중에게 무작위로 마이크를 주는 식으로 진행됐으나, 18일부터는 단 몇 초라도 가족의 생사와 자신의 안부를 전하려는 이라크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카메라 앞에 얼굴을 내미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카메라가 설치된 바그다드의 팔레스타인 호텔 인근 도로는 이 때문에 줄지어 선 이라크인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 여성은 수 시간을 기다린 끝에 차례가 오자 "엄마, 우리는 괜찮아. 엄마"하며 울부짖어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이라크인들이 이 방송에 매달리는 것은 미군의 폭격으로 통신망이 모두 파괴돼 위성전화를 제외하고는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할 통신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디마 카티브 PD는 "방송이 나간 후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려는 해외 거주 이라크인들로부터 전화와 팩시밀리가 쇄도하고 있다"며 "전화를 다시 쓸 수 있게 돼 더 이상 우리가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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