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내십시오. 오늘 만큼이라도 마음의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즐겁게 놀다 가십시오."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가족용 레스토랑 '서초클럽'에선 이 식당의 김동욱(50·사진) 사장이 서초구 우면동 영세민 아파트에 살고 있는 150여명의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한 이색적인 장애인 위안 잔치가 벌어졌다. 김 사장은 이날 오슬오슬 내리는 봄비에 옷을 적셔가며 휠체어를 끌어주는 등 행사를 진두지휘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처음에는 '의례적인 행사'려니 하고 머쓱해하던 장애인들도 특별히 만든 정식으로 배를 채우고 비록 무명이지만 가수들의 공연까지 이어지자 차츰 얼굴에 웃음과 생기가 넘쳐났다.
김 사장은 "통나무 등으로 제법 보기좋게 꾸며진 우리 가족식당에서 장애인들이 식사를 한번 하고 싶다는 말을 며칠전 전해듣고 행사를 계획했다"며 "1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식당을 장애인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장애인 사랑은 이미 이 동네에서 유명해진 지 오래다. 지난 1월에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쉽게 식당을 찾을 수 있도록 거액을 들여 20여m의 휠체어램프를 설치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요즘 관심은 공공기관의 너무 높은 휠체어 경사도를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도록 하느냐는 것에 쏠려 있다. 정부나 행정기관이 노력중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장애인이 동사무소 등 공공기관을 찾을 때 높은 턱 때문에 혼자서는 잘 올라갈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느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장애인은 드문 것 같다"는 김 사장은 "장애인을 불쌍하게 보는 것 자체가 그들에 대한 편견이자 차별인 만큼 사회 전체가 '다같이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장애인 정책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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