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자 신고식 후 이들과 다과를 나누면서 주한미군의 역할 및 재배치에 대한 그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았다. 대통령은 '주한미군주둔은 자주국방위의 더 큰 목적을 위한 것이지 우리의 국방력자체를 근본적으로 보완하는 것이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큰 목적'을 설명하며 '주한미군의 주둔목적이 지금까지 대북 억지력이었다면 앞으로는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지역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는 국군통수권을 가지고 국가안보를 책임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주목하게 된다.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등 현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혹시 주한미군 재배치문제와 관련하여 대통령의 방위정책 변화와 관련된 언급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국민들은 가질 수 있다. 주한미군의 재배치나 감축문제 등의 얘기만 나오면 크게 불안해 하는 일반 국민들의 정서를 조금이라도 고려를 한다면 이런 얘기들이 쉽게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 역시 불필요한 언급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통령의 자주 국방론은 원칙적으로 매우 당연하고 바람직한 생각이다. 또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주한미군의 미래 역할도 한미 전략가들에 의해 거론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또 현실적으로 주한미군은 이러한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의 방위력을 견주어 볼 때 주한미군은 중요한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대통령이 주한미군 재배치의 일반론을 이야기했다고 해도 이것이 공개될 때 그 파장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미 협상과정에서 우리측의 공식입장은 북한 핵 문제가 모두 해결된 후에 2사단 후방이동 등 주한미군에 대한 재배치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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