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 을과 경기 고양 덕양 갑, 의정부에서 치러지는 4·24 재보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간 우열이 뚜렷했던 선거전 초반과 달리 세 곳 모두 유력후보간의 지지율 격차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여야와 각 후보는 남은 기간의 득표전과 투표율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양천 을
민주당 양재호(梁在鎬),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민노당 민동원(閔東源) 후보가 이들을 추격하는 '2강1약' 구도다.
당초 이 곳은 양 후보가 민선 구청장을 역임, 인지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다 호남 출신 유권자가 30%에 달해 양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었다. 하지만 개혁안을 둘러싼 당 내분과 공천 갈등, '호남소외론'과 대북송금 특검 수사 등으로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기류가 미묘해 지면서 판세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양 후보측은 "당선 가능성에서 오 후보를 많이 앞서고 있다"면서 "김영배 전 의원과 개혁당 조직 등의 지원이 시작돼 막판 굳히기가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후보측은 "단순 지지도는 뒤지지만 실제 투표층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우리가 양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말한다. 오 후보측은 "16대 총선에서 석패한 뒤 3년 넘게 지역구를 돌봤고, 지역 유권자 중 다수인 충청 출신 표 흡수에 성공해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두 진영 관계자들은 "개혁성향 민노당 민 후보의 득표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양 덕양 갑
민주당과 개혁당 연합공천 후보인 유시민(柳時敏) 후보가 단순 지지도는 앞서지만,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 후보의 막판 추격이 탄력을 받고 있어 승패는 예측불허라는 분석이다.
유 후보는 유권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0∼40대에서 강세를 보이며 내내 우위를 지켰으나 '호남 소외' 논란에다 민주당과 개혁당의 불협화, 젊은 층의 무관심 등으로 이 후보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허동준 대변인은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투표 당일 '모닝 콜' 등의 투표율 높이기 전략을 밝혔다.
이 후보측은 "단순 지지도는 약간 뒤지지만 투표 의사 층에서는 백중세"라며 토박이와 50대 이상 장년 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권신일 공보팀장은 "다년간 관리해 온 조직 표를 다지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 출신인 이 후보는 탈(脫) 민주당 성향의 호남 표 흡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민노당 강명용, 사민당 김기준 후보 등도 나름대로 선전 중이나 당선 권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의정부
한나라당 홍문종(洪文鐘) 후보가 민주당 강성종(康聖鐘) 후보를 약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민주당은 강 후보가 추격에 나서 지지율 폭을 크게 좁혔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라고 자신한다.
홍 후보측은 "오랜 지역구 활동, 초·중·고교의 학연, 경민재단 가족 표 등을 감안해 보면 조직력에서도 우리가 앞선다"며 여유 있는 승리를 장담한다. "주한미군 재배치문제도 보수적인 지역 정서상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도 하고 있다.
강 후보 진영은 "초반에 느슨했던 지구당 조직력이 갈수록 탄탄해져 가고 있다"며 "5만5,000여명에 이르는 당원들 표만 결집해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신공동 등 신흥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고 있는 것도 희망의 징조"라고 보고 있다.
현지에선 투표율과 군소후보들의 득표율을 변수로 꼽고 있다. 개혁당 허인규 후보나 민노당 목영대 후보 모두 개혁성향 젊은 표의 분산을 가져와 민주당 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허·강 두 후보의 득표가 각각 4%대를 넘어서면 아무래도 한나라당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선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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