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문화재 자문위원들이 미 정부가 이라크 문화재 약탈을 고의로 방치했다고 비난하며 최근 잇따라 사임했다.마이클 설리번 문화재자문위원장은 14일 "인류의 소중한 문화재가 소장된 바그다드 국립박물관이 빈 껍데기가 되는 비극을 모른 체 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실망했다"며 사임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그는 "이라크 박물관과 유적지의 위치를 사전에 국무부에 통보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개탄했다.
설리번 위원장에 이어 문화재자문위원 11명 중 2명도 17일 사직서를 냈다. 문화재와 역사 전문가인 리처드 래니어와 개리 바이컨 위원은 "미국은 이라크의 문화재를 보호할 도덕적 의무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재 약탈에 대한 파문이 커지자 백악관은 이 날 뒤늦게 "미 정부는 약탈된 문화재를 반환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약탈 실태 조사를 위해 수사관들을 이라크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17일 '이라크 문화유물 보전을 위한 전문가 회의'를 열고 유물 약탈의 대부분이 전문 범죄조직의 소행으로 보여 유물 회수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전쟁 전부터 미영 연합군에 유물 보호를 요청했지만 방조했다. 그들은 약탈된 유물 20여만 점의 복구와 암거래 방지를 위해 문화유산경찰을 창설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인근 국가들의 국경 세관 검사를 강화하고, 약탈된 유물 도록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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