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3월까지 전업 신용카드사들이 손실처리(대손상각)한 연체자산이 무려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중 8개 전업카드사(현대 제외)의 대손상각 현황을 집계한 결과 모두 1조6,97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년동안 대손상각한 규모인 4조3,326억원의 40% 수준에 달하며 2001년의 1조4,326억원을 웃도는 것이다.
카드사별로는 국민카드가 8,62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LG 4,939억원, 외환 1,668억원, 우리 603억원, 삼성 483억원, 롯데 307억원, 신한 272억원, 비씨 85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대손상각 규모가 커진 것은 연체율 급등에 따라 연체금액이 증가한 데다 카드사들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조기상각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부실채권을 상각처리하면 당장 연체율을 낮추는 눈가림 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으론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채권 회수 의지를 떨어뜨려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3월 들어 전업카드사 연체율이 하락세로 반전한 것도 대규모 대손상각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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