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옆에 자리한 해루(蟹樓)는 살아있는 게를 생선회처럼 직접 골라 먹을 수 있는 이색적인 곳이다. 해루는 한자어로 '게의 집'이란 뜻. 서울에서는 드물게 게 수조를 갖춘 게요리 전문점이다.이 집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입이 딱 벌어진다. 14개의 수조에 담겨 있는 게들이 많기도 하지만 워낙 크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어찌나 큰지 어른 가슴크기만한 것도 있어 '에일리언(?)'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북한산을 비롯, 러시아산 등 산지별로 구분돼 있으며 종류도 다리가 긴 대게, 다리는 짧지만 덩치가 큰 왕게, 털이 보송보송 난 털게 등 다양하다. 랍스터(바닷가재) 수조도 별도로 설치돼 있다.
요리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전문요리로 맘에 드는 게를 골라 먹는 메뉴다. 사시미로 그냥 먹을 수도 있고 찜, 구이, 혹은 샤브샤브로도 만들어 준다. 싸다. 전문요리는 무게를 달아 판매하는데 1㎏에 8만∼9만원이다. 보통 한 사람이 600∼700g을 먹는다.
여러 게들을 종류별로 고르게 먹어보고 싶으면 코스요리를 택하면 된다. 대게는 부드럽고, 왕게는 씹으면 쫄깃쫄깃하다. 털게는 고소한 맛이 난다. 특히 게 껍질에 얹어서 나오는 계란찜은 보는 것만으로도 탐스럽다.
무엇을 주문해도 나오는 탕과 부치개, 생선회, 생선구이, 버섯구이 등 곁요리도 푸짐하다. 우동에 이어 등껍질에 밥을 비벼 먹는 것으로 식사는 마무리한다. 과일디저트와 매실차로 입가심은 당연.
지난해 말 가게를 차린 주인 송인철(46)씨는 "게는 소화가 잘 되고 어린애들 발육에도 좋은 건강식"이라며 "평일에 회식차 온 손님들이 주말에 가족과 함께 다시 찾아 온다"고 말한다. "음식과 함께 정성을 판다"는 송씨의 손길은 250평에 이르는 내부와 독특한 인테리어에서도 묻어난다. B코스 요리는 3만5,000원, A코스는 5만원. 점심 메뉴는 상대적으로 싸다. 게대구탕, 게회덮밥 등 7,000원짜리부터 코스요리인 해루정식이 2만5,000원. 룸16개와 홀 등에 230석 규모. (02)581―4200.
/박원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