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끝났지만 미국과 프랑스 간의 냉기류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AFP 통신은 16일 관계 개선의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지만 미 행정부 내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의 견해가 달라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갈등 봉합을 위한 제스처는 전후 복구 사업의 과실을 놓치지 않으려는 프랑스측이 먼저 취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20분간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의 직접 대화는 2월 7일 이후 2개 월여 만에 처음이다.
통화 결과에 대한 양측의 평가는 전혀 달랐다. 엘리제궁 대변인은 대화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백악관 대변인은 "업무적"이었다고 싸늘하게 말했다. 미국의 앙금이 풀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도 프랑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자 유럽의 강자인 점을 고려해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사 라이스 안보 담당 보좌관과 회의를 갖고 프랑스 관련 정책 조정에 들어갔다.
국방부 강경파와 국무부 온건파의 대 프랑스 정책이 크게 달라 이 회의에서 쉽게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비둘기파는 미국이 좀더 자제력을 갖고 프랑스를 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의 럼스펠드 장관과 폴 월포위츠 부장관, 리처드 펄 국방정책위원 등 매파는 NATO 내 프랑스의 군사적 역할과 이라크 전후 복구 프로젝트 참가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15일 "프랑스는 이라크전에 반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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