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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멀티테크노밸리 건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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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멀티테크노밸리 건설 논란

입력
200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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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 시화호의 북측 간석지에 한국수자원공사가 대규모 공단을 건설하려 하자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공해 없는 첨단업종을 유치할 계획이기 때문에 생태계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공해 없는 청정 공단"

수자원공사는 경기 안산시 신길동, 시흥시 정왕동 등 시화호 북측 간석지 317만평을 매립, 친환경 제조업체와 첨단 벤처기업이 입주하는 시화멀티테크노밸리를 2011년까지 조성키로 했다. 테크노밸리는 첨단생산시설 일반생산시설 벤처시설 유통시설 상업·업무시설 관광·휴양시설 공원녹지 등으로 구성된다.

수자원공사는 이곳이 환경오염을 부르는 시화, 반월 등 기존 공단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수자원공사는 산업용지를 최소화하고 첨단·벤처기업을 유치하며 전체의 20% 이상을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는데다 시화호와 연계한 친수, 자연친화적 관광·휴양체계를 구축할 예정이어서 공해와 거리가 멀다고 장담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관계자는 "조성 단계에서부터 수질·대기오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오염도 제로의 획기적인 공단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남동공단(4.1%) 부산녹산공단(7.8%)은 물론 분당신도시(19.3%)보다 더 높은 녹지비율(20.3%)을 확보할 계획이어서 오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은 환경 파괴"

그러나 주민과 환경단체는 생각이 다르다. 담수호를 만들겠다며 멀쩡한 바다를 막아 최악의 오염사태를 가져온 수자원공사가 겨우 살아나고 있는 시화호를 다시 죽이려 한다는 것이다. 공단이 조성되면 인구와 차량이 늘어나 환경이 오염되고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361호) 민물가마우지 등 희귀 철새도 보금자리를 잃을 게 뻔하다고 말한다.

이 같은 전망은 수자원공사의 계획이 실현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있다.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친환경 기업들이 300만평이 넘는 대규모 공간에 굳이 모여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따라서 공단의 상당 부분이 미분양상태로 남으면 결국 용도변경을 통해 공해유발기업을 유치, 환경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흥환경운동연합 장동용 사무국장은 "정부가 담수화를 포기한 것은 간척을 중단하겠다는 뜻인 만큼 시화호에서는 일절 개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업에 명분도, 경제성도 없는 만큼 안산 화성 시흥 어민들을 소송인으로 모집해 다음달 중 정부를 상대로 매립면허무효 및 어업권환매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제2의 동강사태 비화 우려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는 이달중 주민설명회를 거쳐 경인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하는 한편 하반기중 본격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2001년부터 사업을 추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기 때문에 이제 와 백지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단조성 완료 이전에 수질과 대기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충분히 설명, 주민과 환경단체를 설득할 방침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전국적인 문제로 확대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다른 지역 단체와도 연계하기로 했다. 따라서 시화멀티테크노밸리사업은 자칫 제2의 동강사태처럼 극심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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