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깊어진 봄. 산등성이가 파래졌다. 새로운 색깔의 계절이다. 땅만 그럴까. 물빛도 바뀐다. 봄기운을 머금은 물을 보러가자. 북한강의 호수를 따라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가평-춘천-화천으로. 청평호, 의암호, 춘천호(화천호), 파로호, 그리고 평화의 댐이 있다. 물가의 낭만은 물론 전쟁과 분단의 의미도 느낄 수 있다.준비
춘천에서 1박, 화천에서 1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춘천에는 숙박업소가 많다. 호텔급만 꼽더라도 세종관광호텔(033-252-1194), 춘천관광호텔(255-3300), 베어스타운관광호텔(256-2525), 두산리조트(240-8000) 등이 있다. 장급 여관은 부지기수. 강가나 호숫가에 숙소를 정하면 아침에 피어 오르는 물안개를 볼 수 있다. 춘천시청 홈페이지(www.chuncheon.go.kr)를 찾으면 다양한 숙박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화천에는 대규모 숙박시설이 없으나 여관은 많다. 군 부대 밀집지역이어서 주말이면 면회객과 외박 군인들로 붐비는 만큼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화천군청 홈페이지 (www.hwacheon.gangwon.kr)에서 숙박시설을 자세히 안내한다.
기왕이면 취사도구를 챙기자. 먹거리가 많지만 한끼 정도는 호숫가에서 직접 밥을 지어 먹는 계획을 짠다.
가는 길
46번 국도, 일명 '춘천 가는 길'을 타고 간다. 이 길은 완전히 '먹거리길'이다. 저녁 식사는 길가에 늘어선 음식점에서 해결한다. 배고픔을 조금 참을 수 있다면 춘천시까지 가 닭갈비와 막국수로 포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후에는 의암호나 춘천호의 카페촌으로 간다. 네온사인이 밝다. 물 위에도 비친다. 차나 맥주를 마시면서 여심(旅心)을 북돋운다.
호수 여행
춘천시 서쪽으로 나 있는 5번 국도로 방향을 잡는다. 의암호 서쪽으로 난 길이다. 왼쪽으로 중도 유원지(033-242-4881)가 보인다.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은 곳이다.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시가지를 벗어나면 본격적으로 호변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춘천댐을 넘어서면 춘천호(화천에서는 화천호라고 부른다)다. 길은 호수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경치가 좋다. 호수의 물빛에 취해 약 1시간 정도 북상하면 어느덧 화천읍이다.
읍내 앞 춘천호에 작은 섬이 떠있다. 붕어섬이다. 화천군민을 위한 유원지로 만들어 놓았다. 급수시설이 있다. 물가에 자리를 깔고 점심을 직접 지어 먹는다.
파로호로 간다. 읍내에서 멀지 않다. 461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가 구만교를 넘어 언덕을 오르면 넓은 호수가 보인다. 파로호는 1938년에 만들어졌다. 물빛이 예사롭지 않다. 국내 호수 중에서는 가장 맑은 물이다.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구만교를 다시 건너 우회전, 460번 지방도로를 달린다. 포장이 되어 있지만 험한 산길이다. 운전의 숙련도에 따라 40분∼1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나 풍광은 빼어나다. 국민의 쌈짓돈으로 만든 길이자 댐이다. 댐에는 안보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화천에서 밤을 보낼 때에는 귀에 힘을 준다. 군인들이 훈련하는 대포소리와 총소리가 들린다. 군생활을 지낸 남편은 추억에 젖겠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오는 길
화천읍에서 화천교를 건너 407번 지방도로로 춘천까지 간다. 춘천호를 사이에 두고 5번 국도와 마주보는 길이다. 풍광이 빼어나다. 늦어도 낮 12시 정도에는 춘천을 출발해야 한다. 서울행 46번 국도는 휴일이면 악명높은 정체도로가 된다.
/글·사진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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