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을 총지휘하고 있는 토미 프랭크스(57) 미 중부사령관이 16일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 날 그의 행보는 승전국 사령관 치고는 너무도 조용했다. 그는 도착 직후 기자들에게 "나는 현장의 지휘관들을 격려하러 온 것일 뿐 승리 퍼레이드나 승전 선언 등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밝힌 뒤 곧바로 비공개 일정에 들어갔다.프랭크스가 이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미군 사령부로 쓰이고 있는 후세인 대통령궁. 그는 궁 내부를 둘러본 뒤 "석유·식량 계획이 아니라 석유·궁전 계획이었군"이라며 석유 판매 수익으로 생필품을 살 수 있게 한 유엔의 조치가 제기능을 하지 못했음을 비꼬았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에 이어 연속 두 번의 승전고를 울린 프랭크스는 91년 걸프전을 지휘한 노먼 슈워츠코프 전임 사령관과는 대조적으로 언론 노출을 극히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개전 초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과의 불화설 등이 나돌 때에도 "전쟁의 결과는 자명하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미 언론들은 그의 바그다드 방문으로 전후 통치를 위한 이라크 군정이 사실상 시작됐다고 전했다. 군정 사령관을 맡게 될 그는 민간 분야를 책임질 제이 가너(64)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과 투톱 체제를 이뤄 전후 복구를 총 지휘하게 된다. 67년 소위로 임관한 그는 베트남전 등을 거쳐 95년부터 3년 동안 주한미군 2사단장을 지냈다. 91년 걸프전 때는 병참지원 사령관으로 참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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