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모댄스그룹 팬클럽에서 만난 또래 여학생을 구타해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집에 사흘간 방치해 파문을 일으켰던 '팬클럽 살인사건'의 10대 피의자 두 명이 법원의 선처로 징역형을 면하고 소년원에 가게 됐다서울고법 형사5부(전봉진 부장판사)는 16일 상해치사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장기 2년에 단기 1년6월을 선고 받은 안모(17) 군과 황모(17) 군에 대해 "사건을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한다"고 결정했다.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면 징역형 대신 소년원 수감 선고를 받게 되며, 이 경우 전과가 남지 않게 된다.
재판부는 "나이 어린 피고인들이라도 살인사건 피의자일 경우 소년부 송치를 주저하기 마련"이라며 "많은 고민을 했지만 대법원에서는 소년부 송치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항소심이 이들에게 새 삶을 줄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두 피고인 모두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부모가 이혼해 누나와 단둘이 사는 등 고아와 다름 없을 정도로 힘든 생활을 해왔다"며 "술에 만취해 우발적으로 사건을 저질렀으나 법정에서 많은 반성의 빛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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