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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현장/ 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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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현장/ 의정부

입력
200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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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물이 없답니까."보궐선거가 한창인 의정부 유권자들 사이에선 주요 정당의 인물난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다. 2강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홍문종, 민주당 강성종 후보가 '철새 정치인', '사학재벌 2세' 등의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15일까지 시선관위에 접수된 선거법 위반사례 15건 모두가 두 후보와 관련됐다는 사실도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냉소를 불러온 큰 이유다.

15일 저녁 장안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약사 김모(47)씨는 "후보들 면면을 보니 투표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13일 1차 합동유세를 봤다는 택시기사 김경수(55)씨도 "돈 안 쓰는 참신한 후보가 그렇게도 없느냐"며 씁쓸해 했다.

의정부는 접경지역으로 보수성향이 강하면서도 신공동·장안동 등 신흥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젊은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의 대표적 위성도시. 따라서 이번 보선 결과는 대선 이후 수도권 민심의 척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서 선거 열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28만여명의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이 서울 등 외지에 직장을 갖고 있고 선거일이 평일이어서 투표율이 20%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각 후보 진영도 이런 기류를 감지, 조직표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홍 후보측 최봉연 대변인은 "오랜 기간 지역구를 다져온데다 경민학원 가족 표 등을 감안하면 조직력에서 우리가 우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으로 유권자들의 안보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부분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 후보측은 13일 1차 합동유세를 고비로 초반 열세를 극복했다고 주장하며 "개혁 성공을 위해선 여당을 밀어달라"고 호소한다. 안광호 정책실장은 "투표율 30%면 4만여표만 얻어도 당선권인데 당원만 5만5,000여명"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조직력에서 열세인 개혁당과 민노당은 홍·강 후보를 '사학재벌'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개혁당 허인규 후보측은 '개혁세력 적자(嫡子)론'을 내세우면서 경기북부지역 노사모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노당 목영대 후보측은 '미군기지의 의정부 이전 반대', '장암소각장 문제 해결' 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 표심은 냉랭하기만 하다. 의정부2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명숙(52·여)씨는 "먹고 살기 바쁜데 투표는 무슨…"이라며 말을 아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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