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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자 회담"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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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자 회담" 진단

입력
200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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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지 호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한국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긍정적 사태 진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3자 대화 틀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협상 진전에 따라 한국이 들어갈 것이고 특히 최종 합의에는 한국이 반드시 참여할 것이다. 다자대화의 틀은 변화하는 것인 만큼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0년 전 핵위기 때보다 의제가 많고 복잡하다. 당시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 개발만 문제가 됐지만 이제는 고농축 우라늄 핵 개발도 있다. 따라서 10년 전과 같은 페이스로 협상이 진행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협상을 끌면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내려면 버틸 힘, 즉 경제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은 여유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대화가 재개됐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3자 회담에서 중국은 회담의 당사자 성격 보다는 북미간 중재자 또는 조정자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또 북미간 원칙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에 대한 보증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이 중국을 반대하지 않은 이유는 후견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국이 3자 회담을 받아들인 이유는 북 핵 해결의 효율성 측면에서 일단 대화를 시작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고 본다. 앞으로 '3자+다자'로 관련 국가와의 합의 절차를 거치는 과정으로 본다면 한국이 배제됐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다자대화 틀을 북한이 받아들인데 의미가 있다. 한국이 처음부터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최종적으로는 한국, 러시아, 일본까지 참여해 6자 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결과를 낙관할 수 만은 없다. 의제가 복잡하고 단기간에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 개발, 핵 확산, 과거 핵 문제들을 어떤 형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또 북한의 핵 개발 포기에 대해 관련 국가들이 어떤 수준으로 대가를 주어야 할 것인지 등이 문제다. 미국이 과감한 접근을 한다고 한 만큼 94년 핵 위기 해결 때의 경수로 건설, 중유 지원 이상의 지원도 예상할 수 있다. 국제 기구를 통한 차관 제공 등 경제적 지원과 대규모 식량 지원, 나아가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까지 고려할 수 있다.

●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양자 회담이라면 모르지만 다자간 틀에서 회담이 시작되는데 한국이 배제된 것은 실망스럽다. 이라크 전 이후 북한과 미국의 태도 변화, 우리 정부의 로드맵 제시, 중국의 집중적 중재 노력 등 전반적 국제정치 흐름 속에서 북한의 다자대화 수용이 나온 것인데 한국이 처음부터 다자대화에 함께 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북, 미, 중에 천명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가능한 빨리 회담에 합류해야 한다. 협상에서 배제된 채 부담 만을 떠안았던 94년 제네바의 틀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한국으로서는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과도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여야 할 국면이다. 그럼에도 북 핵 문제가 전쟁 위기를 넘겨 본격적 대화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물론 핵 문제가 복잡하고 북미간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아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러한 마지막 고비를 겪고 나면 한반도에 본격적 평화정착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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