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러분 힘들어도 조금만 힘내십시오."봄비가 내린 11일 오후 신촌세브란스 5층 '어린이 병원 학교'. 소아암에 걸려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한 어린이 곁에 벽안의 캐나다 교환학생 크리스 도레(28·연세대 국제대학원)씨가 동화책을 읽고있었다.
도레씨는 "비록 언어는 전혀 통하지 않지만 몸동작이나 얼굴표정 등으로 아이들과 놀다보면 어느새 친한 친구가 된다"며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는 2년 전 신촌세브란스 사회사업팀에 어린이 봉사활동을 제안, 병원 5층에 마련된 '어린이 병원 학교'에서 영어 일일교사, 재활병원 아이들을 위한 탁구 지도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기숙사 벽보에 자원봉사모집 안내문을 부치는 등 그의 적극적인 홍보로 다른 외국인 학생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제대학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 40여명과 함께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조를 편성, 하루 1시간 동안 어린이 환자와 놀아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이 병원 사회사업팀의 도움으로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어린이에게 희망을'이란 캠페인을 벌이고있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이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커피나 차를 무료로 나눠주며 어린이 환자 수술비를 위한 성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소아암 환자와 재활학교 어린이 환자 100여명과 함께 롯데월드로 봄나들이도 다녀왔다. 다음달부터는 암과 희귀병으로 고통 받는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신촌역, 여의도공원, 명동 등 서울 시내 10여 곳을 돌며, 배지와 인형 판매도 나설 계획이다.
도레씨는 "한국이 너무 좋아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어머니도 간호사 출신이여서 어릴 때부터 병원과는 많은 인연이 있었다"고 봉사활동 동기를 말했다. 그는 "9월부터 한 달 동안 사랑의 모금운동을 위해 부산서 서울까지 사랑의 마라톤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이번 캠페인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국제 적십자사와 그린피스에서 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그는 캐나다 로렌티안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과정(MBA)을 밟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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