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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현장/ 고양 덕양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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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현장/ 고양 덕양갑

입력
200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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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헌씨가 또 나옵니까?" "유시민씨가 누구죠?"'보수 대 진보' '20·30 대 50·60'의 대결로 4·24 재보선의 최대 격전장으로 꼽히는 경기 고양 덕양 갑구. 호남 출신(전북 순창)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와 영남 출신(경북 경주) 개혁당 유시민 후보의 일합(一合)에 정치권 이목이 쏠려 있지만 13일 오후 이 지역에서 만나본 유권자들의 표심은 한결같이 싸늘했다.

표밭에는 냉기가 감돌았지만 득표활동에 나선 각 후보 진영엔 열기가 가득하고 후보들의 발걸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초반 판세는 2강(强) 4약(弱) 구도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 후보와 유 후보가 치열하게 맞서있는 가운데 하나로국민연합 문기수, 민주노동당 강명용, 사회민주당 김기준, 무소속 이영희 후보가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각 후보는 벌써부터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장경우 선대위원장은 "재보선인 데다 정치 냉소주의가 극에 달해 투표율이 25%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민당 이정식 대변인도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고 서울 출퇴근자가 많은 덕양 갑 지역의 특성상 투표율이 30%를 넘기 힘들다"고 동조했다.

덕양 갑은 신흥 아파트와 농촌지역이 6대4 정도를 차지하는 도농 복합지역으로 20∼40대 젊은 층이 전체 유권자(13만4,608명)의 77.3%를 차지한다.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정치신인으로 젊은 층이 주 지지기반인 유 후보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유 후보 진영의 허동준 대변인은 "30∼40대 셀러리맨들이 교통난 때문에 오전 6시30분부터 출근하는데 30분만에 투표할 적극성을 보이겠느냐"며 걱정스런 눈치다.

투표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되자 각 후보 진영은 조직표 다지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지역서 자기 선거만 다섯 번이나 치르고 있는 한나라당 이 후보 진영에겐 상대적으로 유리한 요소. 이 후보 선대위의 권신일 대변인은 "유권자의 열기가 낮은데 바람이고 거리 유세고 먹히겠느냐"면서 이 후보의 '바닥표' 우위를 자신했다.

문제는 냉담한 선거분위기다. 택시기사 황인섭(45)씨는 "선거 분위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선거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듣는다. 선거가 언제 있느냐"고 되물었다. 화정역 광장 부근의 구두노점상 임모(40)씨는 "서민들 못 살겠다고 난린데 무슨 선거냐"면서 "시끄럽고 짜증나서 못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를 찍을 생각이냐"고 묻자 "투표할 시간에 잠자고 돈을 벌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고양=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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