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國의 움직임/부시 "굳이 물리력 안써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國의 움직임/부시 "굳이 물리력 안써도…"

입력
2003.04.15 00:00
0 0

북한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다자 회담 수용 시사에 대한 미 정부의 반응이 호의적이다. 12일 북한의 성명 발표 후 나온 미 정부 관리의 긍정적 평가는 한반도가 이라크와 같은 전화(戰禍)를 겪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부터 북 핵 문제가 외교적 해법의 가닥을 찾아가는 상황의 진전을 평가하고 있다. 그는 "한반도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이해를 가진 주변국이 미국의 다자 해결 원칙에 공감을 보였고, 그 공감이 북한에 대한 설득과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부시로서는 물리력을 쓰지 않고도 외교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보고 있는 셈이다. 부시의 참모들에게서도 같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이라크와 다르다"며 "전쟁은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 연료를 재처리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군사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대표적 매파인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도 북한은 이라크와 '매우 매우'다르고 강조했었다.

강경파가 이라크전 승세를 몰아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이 개전 3주만에 이라크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다른 국가들이 대미 대결 자세를 낮추는 '바그다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이 다시 국제적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에 강공책을 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정부는 다자 틀에 가급적 많은 나라가 참여, 북한의 핵 포기를 강제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북한이 양자대화의 고집을 꺾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국가들의 참여는 곤란하다는 요구까지 거부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9일 유엔 상임이사국(P5)과 남북한 일본 유럽연합(EU) 호주가 참여하는 'P5+5'대화 형식에 북한이 난색을 표명했다고 밝혀 상호 사전 탐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2+4'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의 틀이 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대화의 급진전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조엘 위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미국은 이라크 문제를 소화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대선도 다가오고 있어 미 정부는 북한 핵 문제의 교착 상황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