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4 국회의원 재보선 첫 합동유세가 13일 오후 서울 양천 을, 경기 고양덕양 갑과 의정부 등 세 선거구에서 일제히 열렸다. 여야 및 무소속 후보들은 새 정부의 개혁정책과 안보 문제 등을 놓고 열띤 공방전을 펼쳤으나 참석한 청중 숫자도 적고 반응도 미적지근했다.●서울 양천 을
연설회가 열린 양서중학교엔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으나 열기는 뜨겁지않았다. 먼저 연단에 오른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 후보는 “서민 경제가갈수록 어려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근거 없는 소리 말라’며 외면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이 정신을 차리도록 표로써 따끔하게 경고해 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이 개혁한다면서 정작 지구당에서 선출한 후보는 묵살했다”고 민주당 공천 갈등을 꼬집은 뒤 “내가 당선되면 한국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양재호(梁在鎬) 후보는 자신을 ‘양천의 노무현’이라고 소개한 뒤“참여정부가 제대로 개혁과제를 실천하려면 책임 있고 경륜 있는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내가 구청장일 때 양천구가 최우수자치단체로 대통령 표창을 받고 경영대상도 수상했다”고 자랑한 뒤 지역 공약 들을 쏟아냈다. 민노당민동원(閔東源) 후보는 “오 후보는 이 당 저 당을 바꿔가며 보좌관 노릇을 했고, 양 후보는 사탕발림식 공약으로 여러분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일부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선관위의 제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지 후보 이름을 연호하거나, 지지후보의연설이 끝난 뒤대거 연설장을 빠져나가는 구태를 보여 빈축을 샀다.
●고양 덕양 갑
원당초등학교에서 열린 연설회에는 6명의 후보가 나서 물고 물리는 설전을벌였다.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 후보는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 지 40여일이 지났는데 400일이 지난 것 같다”고 포문을 연 뒤 새 정부 개혁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구당에서 경선한 후보를 왜 당당하게 내세우지 못하느냐”면서 민주당과 개혁당의 연합공천을 비판했다. 개혁당 유시민(柳時敏) 후보는 “지역주의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범여권 후보임을 내세웠다.
그는 “압도적으로 당선되면 개혁당,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내 개혁적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합 문기수(文奇秀) 후보는 이ㆍ유 후보를 “덕양 주민의 민심도 제대로 모르는 후보들”이라고 몰아세웠고 민노당 강명룡(姜命龍) 후보는 “부유세 신설을 통한 무상 의료ㆍ교육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민당 김기준(金基俊) 후보는 “정치를 부패ㆍ무능하게 해 온 기성정당과사이비개혁정당을 심판하자”고 주장했고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한 뒤 탈당한 무소속 이영희(李榮熙) 후보는 “내가 진정한 민주당 후보”라고 주장했다.
●의정부
서초등학교에서의 유세에서 15대 의원을 지낸 한나라당 홍문종(洪文鐘) 후보는 이 지역이 군사도시인 점에 착안, “주한미군 철수 논란으로 안보위기가 심화하면서 국내 경제까지 침체됐다”며 현 정부의 안보 정책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뒤 "나를 경기 북부지역의 큰 인물로 키워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강성종(康聖鐘) 후보는 두 차례 당적을 옮긴 홍 후보를 '철새 정치인'으로 몰아붙인 뒤 “참여정부의 안정적인 개혁 추진을 위해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추천한 나에게 표를 몰아달라”면서 이 곳지역구를 내놓은 문 실장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개혁당 허인규(許仁奎) 후보는 사학재단 이사정인을 홍ㆍ 강 후보를 “사학 재벌”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면서 "개혁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코드에 부합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고, 민노당목영대(睦榮大) 후보는 "무상 교육 의료제도를 도입해 노동자,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와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 등 각 당 지도부와 2500여명의 유권자가 참석했지만 대부분 동원 청중인 탓에 시종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였다.
김성호 박정철 양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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