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이 경제 등 국내 문제로 눈을 돌리면서 2004년 대선 고지 선점 작업에 본격 나섰다. 이라크전을 사실상 조기 승리로 이끌면서 치솟은 인기를 내년 대선에서 확고한 지지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10일 릭 왜고너 제너럴 모터스(GM)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50명을 백악관으로 초청, 경제 회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전날에는 향후 10년간 7,260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을 의회에서 통과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
상·하원은 당초 부시가 제안한 감세 규모에 못 미치는 5,500억 달러에 합의해 가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부시는 특히 에너지 개발, 종교자선단체 지원 등 각종 민생 현안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전쟁 승리를 목전에 둔 자신감에 바탕한 것이지만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1년 걸프전에서 승리했지만 경제 문제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재선에 실패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지율 80%대를 기록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걸프전 때 아버지 부시의 지지율 60%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제 여건은 아버지 부시 때보다 좋지 않다. 실업자가 늘고 있고, 주식시장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AFP 통신은 "부시의 인기는 치솟고 있지만 경제가 재선 가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전쟁으로 인한 높은 인기가 재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부시 진영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은 아버지 부시의 실패를 교훈삼아 이라크전 승리를 경제회복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는 등 재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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