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라크 구호활동이 이라크 내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탈 등 무정부 상태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다.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물자는 12년간의 경제제재와 전쟁의 여파로 하루하루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안정적인 보급선이 보장되지 않는 한 대부분 '그림의 떡'이다.이라크 인접국에 대기 중인 유엔 등 구호기구들은 10일 "이라크 대부분의 주요 도시가 점령됐지만 미영군이 자체 방어에만 치중, 약탈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며 "전투로 인한 사망자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도적 재앙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전쟁 발발 후에도 바그다드에서 활동을 이어왔던 국제적십자사(ICRC)는 9일 광범위한 바그다드 내 약탈 행위와 구호활동 중 폭격으로 요원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모든 구호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날 남부 바스라에 있는 세계식량계획(WFP)의 식량 저장 창고가 이라크인들에 의해 약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암만에 임시본부를 설치한 각종 유엔 구호단체들이 전하는 이라크 상황은 절망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시간당 수백명씩 부상자가 쏟아져 들어오는 바그다드 내 병원에선 의약품과 물, 전력 부족으로 어이없는 사망은 물론, 잘라내지 않아도 될 다리를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하루 2,000명에 달하는 이라크 산모들이 원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암만=김용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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