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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여대생 공기총살해 용의자 해외도주 2명 中서 검거 압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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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여대생 공기총살해 용의자 해외도주 2명 中서 검거 압송

입력
2003.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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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경기 하남시 검단산에서 공기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모 여대 법대생 하모(당시 22세)씨를 살해하고 해외로 도피한 핵심 용의자 윤모(41) 김모(40)씨 등 2명이 중국에서 붙잡혀 11일 오후 국내로 송환됐다. 이에 따라 범행 발생 1년 만에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의 전모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여대생이 공기총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데다 주변에 법조인들이 관련돼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경찰은 현재 이번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있으며 하씨를 체포·감금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6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윤모(58·여)씨와의 관련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거과정

경찰은 사건직후 홍콩과 베트남으로 달아난 윤씨 등을 잡기 위해 해당 국가 경찰주재관과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수사관을 현지에 급파했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한 교민이 '범인들이 중국 칭다오(靑島)에 있다'고 제보해와 중국 인터폴에 이들의 몽타주를 배포했고, 지난달 25일과 28일 중국 옌지(延吉)에서 중국공안당국에 의해 붙잡혔다.

검거 당시 김씨는 쌍꺼풀과 코를 성형수술하고 부러진 앞니 1개를 바꾸는 등 얼굴을 위장하고 있었다. 경찰은 "윤씨 역시 동생 명의의 위조여권을 소지하는 등 누군가가 이들을 돌봐준 흔적이 짙다"고 밝혔다.

범행 및 수사

경찰은 김씨 등이 지난해 3월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하씨의 집 앞에서 하씨를 납치했고 10일이 지난 3월16일 하씨가 하남시 검단산 등산로에서 머리에 공기총을 맞고 숨진 채 유기된 점으로 미뤄 이들을 살인용의자로 지목해왔다.

경찰은 당시 공기총을 구입해 김씨에게 건넨 최모(40)씨 등 9명을 구속했으나 직접 살인에 가담한 주범 2명은 해외로 도주해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경찰은 "이들이 납치 사실은 인정하지만 납치 직후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에게 하씨를 넘겼다며 살인혐의는 부인하고 있다"며 "진술의 진위와 추가 가담자 여부, 범행동기 등을 추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집행유예와 불입건 등으로 풀려난 사건 관련자 19명에 대해 모두 출국 금지했다.

진짜 범인은 누구

경찰은 범행직후 하씨와 자신의 사위인 김모(31·판사)씨가 불륜관계라고 의심한 윤씨가 범행을 사주했을 것으로 판단, 수사를 벌였으나 용의자들이 달아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지난해 8월 체포·감금교사 혐의만 적용, 구속했다.

윤씨는 당시 경찰에서 납치를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그러나 범행 전인 2001년 10월 윤씨의 통장에서 인출된 5,000만원이 범인 김씨의 통장으로 들어갔고 달아난 범인 중 1명이 윤씨의 친조카인 데다 베트남으로 달아난 조카가 윤씨의 동생집에 머물렀던 점 등을 들어 윤씨가 범행을 사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윤씨의 사위인 김씨는 하씨의 이종사촌 오빠로, 의심을 살만한 관계가 아닌 것으로 경찰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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