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공동협의' 1차 회의는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역할변경 등의 현안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주한미군이 맡아 온 특정임무(Selected Mission)를 한국군에 넘기기로 했으며, 전방에 배치된 미 2사단의 위치이동이 논의됐다. 미국측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반도 전쟁 억지력보다는 동북아 안정쪽에 주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이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전쟁 억지력의 상당부분을 맡으라는 주문이다. 그 배경에는 여중생 사망 이후 한국에서 일어났던 촛불시위와 일련의 반미행태에 대한 반작용이 짙게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한미 양측은 특정임무가 군사비밀임을 들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군이 해 온 전쟁 억지력의 상당부분이 한국군에 이관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첨단 장비 구입 등을 위한 엄청난 규모의 국방비 증액이 불가피하다. 이 문제를 정기적으로 협의키로 함에 따라 추가 논의가 계속되겠지만 이관 시기와 규모 등은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할 것이다.
미 2사단의 이동문제도 보도문에는 "미측이 2사단을 포함한 주한미군기지 재조정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고 되어 있지만, 지금은 미 2사단의 후방배치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우리 정부 입장이 분명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북한 핵 문제의 추이를 봐가며 논의 자체의 완급을 조정해야 될 예민한 사안이다.
촛불시위 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문제는 논의대상에서 숫제 제외됐다. 회의의 주도권이 미국측에 있었고, 미 일각에서의 반한무드가 분위기를 그렇게 몰고 가지 않았나 보여진다. 주한미군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이상, 정부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미국측과의 협상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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