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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의 경제야 놀자]손으로 경제를 만지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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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의 경제야 놀자]손으로 경제를 만지게 하라

입력
200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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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경제교육과 금융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할수록 좋다고 외치는 사람으로서 아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은행은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해야 한다는 CF를 통해 "어릴 때 금융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부자가 된다"고 외친다. 금융감독원과 한 카드회사는 뺑코(이홍렬 씨) 아저씨를 주인공으로 한 '1013(10∼13세) 부자 되기'란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책과 비디오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 넣어 돈과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가르치기로 하고 막바지 작업을 펴고 있다. 주요 금융기관의 단체들은 금융교육협의회도 만들었다. 경제지, 종합지 등 여러 언론사들도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금융 교육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경제교육 전성기'가 열리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마다 반가움과 함께 한가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형태로 간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경제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더 깊게 해 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교육 내용은 대부분 개념이나 원리를 설명하는 데서 맴돌고 있다. 형식도 출판물이나 비디오 위주다. 은행권의 경우 지점을 통해 학교를 찾아 전국적으로 수만명에게 1시간 정도 은행의 기능이나 돈의 필요성을 강의식으로 설명한 뒤 '금융교육을 실시했다'고 홍보한다.

이들이 내놓는 교육 내용은 아무리 살펴봐도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강한 자극을 받고, 경제와 금융을 흥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은 아닌 듯 싶다. 경제와 금융 교육의 당위성이 확인된 이상 이제는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겁고 신나게 경제를 배우고, 금융을 바라보게 할 것이냐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좋은 방법은 이론이 아니라 생활이며, 체험을 전달하는 것이다. 경제와 금융교육은 대상자들이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곳, 바로 현실 속에서 그 방법을 찾아낼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이달 초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교육에 들어간 미국의 JA프로그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스티커와 원색의 지도, 그림, 이력서, 광고 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도구로 가득찬 교육을 보면서 재미있고, 즐거운 경제 교육에 대한 마음이 더욱 간절해 진다.

/어린이 경제신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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