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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 외국인에 뺐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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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 외국인에 뺐기나

입력
200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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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경영권이 외국계 펀드로 넘어갈 수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최근 SK(주)의 지분 8.64%을 확보해 1대 주주가 된 영국계 투자회사인 크레스트 시큐리티즈가 최근 주식 3.75%를 추가로 매입, 지분율을 12.39%로 끌어올리면서 의결권이 SK(주) 주식을 SK그룹보다 많이 확보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크레스트는 1대 주주로서,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회사 경영상태에 대한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크레스트는 "주식매입 목적은 수익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현재 SK(주)에 대한 계열사와 오너 일가의 지분 13.26%, 자사주 10.24%, SK글로벌의 해외파킹 지분 8% 등 우호지분이 32%대에 이르지만 자사주와 총액출자제한에 걸리는 SK C& C(8.63%) 등 계열사 지분을 제외하면 실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10%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크레스트측 대리인인 제임스 피터 사버린펀드 최고운영책임자가 9일 경영권 지지(support)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참여연대의 장하성 교수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권 지지 문제를 논의했다는 블룸버그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그러나 오고 간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크레스트는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있는 영국계 투자펀드로 그동안 국내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베일에 싸여있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SK 우호지분의 의결권이 10%도 안돼 12.39%의 지분이면 적대적 M& A와 그린메일(Green Mail·경영권 위기를 틈타 투자 수익을 위해 매집한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달라고 위협하는 수법), 경영 참여를 통한 고액배당 요구 등 모두가 가능하다"며 "이제는 모든 것이 크레스트의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크레스트의 진의를 파악중"이라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우호지분 확보와 자사주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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