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랠리는 올까, 안올까." 이라크전쟁이 조기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전후 장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쟁 종결과 더불어 유가하락이 경기회복을 불러 일으키며 상승장세를 열어갈 것이라는 종전 랠리파와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악화라는 복병에 걸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더 이상의 랠리는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파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랠리는 온다
전쟁랠리를 기대하는 메리츠증권은 종합주가지수가 62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익재 리서치 팀장은 "경기보다는 이라크전쟁 결과가 더 중요한 변수"라며 "미국의 입지를 상징하는 달러화의 추세가 걸프전 이후처럼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로 미 증시가 살아날 경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아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그는 "경기 주도권이 소비에서 투자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는 소비주보다 투자관련 기술주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은 이라크전쟁이 끝나면 국내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종전랠리에 힘을 실었다. 국채, 회사채 등 안전자산 가격이 너무 올라 주식외에는 별다른 투자방법이 없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 김성노 연구원도 "전쟁이후 주가흐름은 경제상황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걸프전 이후 미국 경제는 바닥권이었으나 주가는 상승세를 유지했다"며 종전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북핵 변수가 발생하면 한국증시가 심한 변동양상을 나타낼 수 있으나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을 조기에 반영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한국의 펀더멘털이 다른 아시아국가들보다 양호하고 외국인들의 투자복귀가 유력시되는 삼성전자 등 우량기업이 많은 점을 들었다.
랠리는 없다
비관론파는 각종 경제변수를 들어 본격 상승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HSBC, ING베어링, UBS워버그증권 등 주로 외국계 증권사들이 비관론에 치우쳐 있다. 이들은 모두 전쟁이 끝나면 투자자들의 시각이 기업실적에 맞춰지기 때문에 상승장이 오더라도 폭이 제한적인 '베어마켓 랠리'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경기 둔화 및 기업실적 악화라는 펀더멘털 측면에 쏠리는 점이 부담스럽다"며 "앞으로는 전쟁을 떠나 추가적인 유가하락과 10년 만기물 미국채의 수익률 등 경제 변수들이 국내외 증시의 추가상승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증권 서형석 연구원도 "북한 핵문제가 제거되지 않으면 전쟁이 끝나도 대세 상승추세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거시경제 및 기업실적으로 이동할 전망이나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차례의 베어마켓 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돌파하면 차익실현을 통해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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