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막내 처남인 이성호(李聖鎬·72·아펙스평화관광 대표)씨가 동아건설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실을 관련자 진술을 통해 상당 부분 확인하고도 이씨 소환조사를 미루는 등 수사를 적극 진행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9일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창복(57) 전 동아건설 대표이사는 검찰 조사에서 "2000년 5월 롯데호텔에서 이성호씨의 개인비서 박백선(57·구속)씨를 만나 (이 씨에게 전달하라며) 5억원을 건넸고, 잠시 뒤 동석한 이 씨에게 김포매립지 공사 수의계약건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관련기사 A6·10면이 전 대표는 "당시 이씨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살아야죠'라고 말해 이씨가 5억원을 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또 "공사가 삼성에 낙찰된 뒤 박씨에게 1억원을 돌려 받은 뒤 시내 음식점에서 이씨를 만나 '나머지 4억원을 돌려 달라'고 했더니 이씨가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도 이날 열린 재판에서 "5억원 중 이씨가 '우선 5,000만원만 주고 나머지는 갖고 있으라'고 해 그렇게 했다"며 "이후 이씨가 요구할 때마다 수천만원씩 돈세탁을 해서 모두 전해 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아직까지 "이씨가 호텔을 전전해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씨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일 공적자금 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계좌추적 결과 박씨가 대부분의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고 아직까지 이씨에게 돈이 건네진 흔적은 없다"며 사실상 수사가 종결됐음을 밝혔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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