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워싱턴에서 발생한 저격 사건과 내용이 흡사해 개봉이 연기됐던 ‘폰 부스’가 4일 미국에서 개봉됐다. ‘폰 부스’는 뉴욕 맨하탄의 한 공중전화박스에서 무심히 전화를 받은 한 언론 홍보맨이 “전화를 끊거나 밖으로 나가면 쏴버리겠다”는 협박을 받고 전화 박스에 갇혀 사생 결투를벌이는 내용으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10월 저격사건이 발생하자 개봉이 연기됐다.‘폰 부스’의 조엘 슈마허(64) 감독을 맨하탄 레전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났다. 슈마허 감독은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큰 사건과 만나게 된다”고 털어 놓았다. 맨하탄에 터질 시한 폭탄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나선 흑백 형사 (크리스 록, 앤서니 홉킨스)를 그린 ‘배드 컴퍼니’가그 하나.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배드 컴퍼니’를 개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뉴욕에서 폭탄 터지는 영화를 또 개봉해야 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배드 컴퍼니’는 지난해 초에야 개봉됐다.
‘폰부스’는 감독이 그럴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아예 개봉이 연기됐다. 이번에는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폰 부스’의 개봉 연기가 그리 나쁜 결과만 가져온 게 아니다”고 그는 생각한다. “개봉이 연기됐지만 덕분에미디어의 관심이 쏠렸고 전작 ‘타이거 랜드’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콜린 파렐이 집중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
아일랜드 출신으로 베트남 파병 특수부대의 갈등을 그린 감독의 전작 '타이거랜드'에서 남부 억양을 완벽하게 선보였던 콜린 파렐은 이번에는 뉴욕브롱크스의 억양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파렐은 “ ‘폰 부스’가 질투와열정, 분노, 사랑, 자존심 등 인간이 갖는 모든 감정을 담아냈으며 주인공이 시련을 겪으며 생사를 넘나드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낸 영화”라고 설명했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슈마허 감독은 백화점 전시용 의상 디자이너와 우디 앨런 영화의 의상 담당으로 활동하다가 1987년 ‘The Incredible Shrinking Women’으로 데뷔, ‘배트맨’ 1, 2편, ‘8 밀리’ 등으로 세계적 감독으로 떠올랐다. 한국 개봉은 6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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