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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고군분투" 알 사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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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고군분투" 알 사하프

입력
200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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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입'인 모하마드 사이드 알 사하프(63) 이라크 공보장관의 저돌적 발언과 행동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하프 장관은 전쟁 21일 내내 이라크군이 맥없이 무너지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독설과 과장으로 가득찬 논평을 통해 미국 국방부 및 미영 언론과 외로운 기 싸움을 하고 있다."미영 연합군은 거짓말쟁이 범죄자""이라크에는 2,600만 명의 사담 후세인이 있다" "미국 언론은 흑색선전의 도구" 등 그가 쏟아낸 거침없는 발언들은 이라크의 마지막 저항정신으로까지 평가된다.

사하프 장관은 미군이 바그다드 중심부를 장악한 7일에도 교전이 벌어지는 도심 한가운데서 즉석 거리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이 바그다드 문턱에서 집단으로 자살행위를 하고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는 이날 외신 기자들을 버스 3대에 나눠 태우고 공보부 등 주요 정부 청사들이 아직 이라크의 통제 하에 있음을 직접 확인시키기도 했다.

전세가 급격히 기우는 상황에서 현실과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그에 대해 "후세인 정권의 망상을 보여준다""애처롭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아랍권과 서방 언론들은 "곧 쓰러질지언정 자신감을 잃지 않겠다는 사하프의 태도는 한 국가의 '입'으로서 최고수의 경지"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독설을 내뱉으면서도 태연히 짓는 웃음은 검은 색 베레모와 함께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사하프 장관은 2년 전 외무장관에서 공보장관으로 좌천되면서 권력의 중앙무대에서 완전히 잊혀질 뻔했지만 이번 전쟁에서 이라크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968년 후세인이 이끄는 바트당 과격파 조직에 합류한 뒤 인도와 이탈리아 대사를 거쳐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외무장관을 지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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