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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사주 매입 검토"

입력
200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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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크레스트 시큐러티즈가 주식 매집을 통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1대주주로 급부상함에 따라 SK가 유사시를 대비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SK 관계자는 9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 가능성은 시장의 현실이나 지분구조상 거의 없으며, SK(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외국인들이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우호 지분 확보와 자사주 매입 등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의 SK(주)에 대한 공식적 지분보유 현황은 최태원 SK(주) 회장의 개인회사인 SK C&C 8.63%, SK케미칼 2.26%, SK건설 2.37%, 최 회장을 비롯한 개인주주 0.59% 등 24.26%이다. 여기에 SK글로벌이 해외에 파킹해 놓은 것으로 알려진 7.87%(1,000만주)까지 합치면 SK측 지분율은 32.1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크레스트증권이 지분 취득을 신고한 이후에도 300만주가 넘는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25.15%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37.35%로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SK 주식 매입과 관련, 이미 8.64%를 사들인 크레스트가 추가로 주식을 사들이거나 다른 외국계 펀드가 가세한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이날 SK의 주가는 M&A 기대감으로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으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차익실현을 권고하면서 9.88%나 급락하는 등 크게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지분율이 여전히 35%선을 넘고 있고 언론보도 등으로 8일 전격취소된 SK(주)와 크레스트펀드간 회동도 조만간 다시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져 SK(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또한 SK와 사업관계에 있는 중앙석유가 7일 SK(주) 주식 12만 5,280주를 매입하면서 지분경쟁이 점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중앙석유가 9일 전량매각하면서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LG증권 이을수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기조속에 크레스트증권이 SK를 상대적으로 값싸게 사들였지만 이제는 어렵게 됐다"며 "M&A 가능성보다는 크레스트가 SK측에 어떤 내용을 요구할 지와 이에 대한 SK측의 수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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