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김병철(185㎝·동양) 타임이냐, '도깨비 슈터' 데이비드 잭슨(191㎝·TG) 타임이냐.2연패 뒤 적지에서 1승을 따내며 기사회생한 디펜딩 챔피언 대구동양이 9일 원주에서 TG와 챔피언결정 4차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김병철과 잭슨의 활약여부가 챔프전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대표적 3점슈터 레지 밀러(38·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도 '밀러타임'이 있다. NBA 최다 3점슛 기록을 보유한 밀러는 승부처마다 대담하고도 정확한 3점슛으로 역전승을 이끌어 '밀러타임'이란 별칭이 붙여졌다.
잭슨의 들쭉날쭉한 활약이 플레이오프의 최대 화두가 된 것처럼 동양은 손안에 쥐었던 1,2차전을 후반 잭슨에게 내외곽포를 잇달아 내주며 역전패했다. 1,2차전서 전반에 부진했던 잭슨은 3쿼터들어 두 자릿수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종료직전 1분 동안은 역전극에 쐐기를 박는 잭슨타임의 하이라이트를 연출했다. 반면 1차전 5점으로 고개 숙인 남자가 됐던 정규리그 MVP 김병철은 3차전 1쿼터엔 무득점에 그쳤지만 2쿼터에서 슛 적중률 100%를 과시하며 15점을 잡아내는 원맨쇼를 연출, 자존심을 되찾았다.
동양 김 진 감독은 "1,2차전서는 잭슨에게 농락당했다"며 "4차전도 잭슨의 수비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혔다. 반면 TG 전창진 감독은 "김병철만 막으면 우승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어 두 선수의 명암이 챔피언 반지의 향배를 좌우할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은 3차전에 이어 박재일을 내세워 잭슨 봉쇄에 나서며, TG는 1차전의 수훈갑 양경민이 김병철의 외곽포를 틀어 막을 예정이다. 김 진 감독은 박재일이 매치업 상대로 나서지만 한 박자 빠른 협력수비로 외곽찬스 봉쇄를 주문하고 있고, 전창진 감독은 스트레스성 장염을 앓고 있는 양경민의 투혼을 기대하고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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