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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관리 구멍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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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관리 구멍 뚫렸다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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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급증하면서 체계적인 관리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급기야 7일에는 탈북자가 탈북 동료 등 3명을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 등 관계기관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탈북자 관리에 손을 놓고있다. 또 정부의 정착지원 시스템 미비는 탈북자의 일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탈북자 관리 손놓은 경찰

국정원 등 관련기관의 합동심문을 받은 탈북자는 정착 지원기관인 '하나원' 에서 6개월 동안 정착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탈북자 관리는 경찰청 보안국과 일선 경찰서 보안과가 담당한다. 6개월은 전담 경찰관이 관리하는 준특별보호기간, 이후 5년은 구역별 관리가 진행되는 거주지보호기간이며 이 기간이 지나면 일반보호로 전환된다. 거주지보호기간 까지는 경찰이 신변보호 및 대공수사와 관련한 관리를 맡지만 일반보호기간이 되면 사실상 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 탈북자의 전과와 우범 사항에 대한 별도 관리는 전무하다.

일선 경찰은 전담요원 부족을 호소한다. 탈북자들이 많이 사는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를 관할하는 한 경찰서의 보안과 직원은 "경찰관 1인당 30명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며 "관리는 사실상 어렵고 탈북자 대상의 실질적인 직업교육도 없어 탈북자들이 우범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부족한 탈북자 지원대책

탈북자의 정착을 위한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4인 가족 탈북자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은 4,000여만원의 정착보조금과 주거보조비 등 6,400만원. 20평형 아파트 전세금에도 못미치는 지원금 때문에 대부분 탈북자들은 공공 또는 영구임대주택에 살고있다. 북한이탈주민후원회 이민권(27)간사는 "탈북자 정착을 위한 법률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자치단체에서는 거주지보호담당관제를 통해 직업알선 및 의료보호 등의 각종 사후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전담 직원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멍난 탈북자 여권관리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거주지보호기간인 5년까지는 탈북자에 대해 통상 단수여권을 발급해 주고 이 기간이 지나면 복수여권도 발급해 준다. 국정원 관계자는 "5년간 단수여권을 발급하는 것은 외국에서 범죄행위 등을 저질렀을 경우 이후 여권발급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살인사건 용의자 윤모(42)씨는 2000년 단수여권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범죄를 저지르고 2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는데도 이번 사건 직후 태국으로 유유히 출국했다. 국정원 설명대로라면 중국에서의 복역 전과로 윤씨의 신규 여권발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측은 "정확한 사유를 파악 중"이라고만 답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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