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널리 상품화한 물이다. 일찌감치 캔 속에 담긴 음료로 시판됐고, 프로축구팀의 유니폼에 그 이름이 새겨져 있기도 하다.초정리(충북 청원군 내수읍) 광천수는 독특한 물이다. 초수(椒水)이다. '초'는 산초나무를 의미한다. 가루를 내 추어탕에 넣어서 먹는다. 맵다. 초정리 광천수도 매운 맛이 나는 물이다. 단순히 매운 것이 아니라 혀를 찌를 듯 알알하다. 탄산수 특유의 톡 쏘는 맛이다. 이 맛을 과거에는 맵다고 표현한 듯하다.
예로부터 톡 쏘는 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쳤다. 조선의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우리나라에 많은 초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광주(廣州)와 청주(淸州)의 초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높은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세종대왕이 60일간 머물며 지병인 안질을 치료했고, 세조도 이 곳을 찾아 고질인 피부병을 달랬다.
국내에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세계광천학회는 미국의 샤스터, 영국의 나포리나스와 함께 초정리 광천수를 세계 3대 광천수로 꼽고 있다. 칼슘, 칼륨, 나트륨, 철분, 아연, 염소, 불소 등 사람의 몸에 이로운 거의 모든 미네랄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효능을 일일이 따지기가 힘들다. 소화를 돕고, 위를 깨끗하게 한다. 알코올 성분을 빨리 분해해 숙취 해소에도 좋다. 6각 고리 형태의 육각수여서 흡수력이 뛰어나고 공복에 마시면 더욱 좋다. 유리탄산이 많이 녹아있어 혈관의 노폐물을 걷어내는데 도움을 준다.
몸 속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몸 바깥에도 좋다. 이 물로 목욕을 하면 피부병을 고칠 수도 있고, 젊어질 수도 있다. 특히 한여름에 약효가 최고조에 오른다고 한다. 복날과 백중날이면 많은 사람이 모여 이 물에 목욕을 한다.
6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초정리 광천수는 여전히 많은 사람을 끌어 모은다. 물이 샘솟는 초정리는 거대한 위락지구이다. 식당과 목욕탕, 소규모의 리조트까지 들어서 있다. 물 하나로 이렇게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니…. 봄꽃에 날아든 벌들을 보는 것 같다.
/권오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