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까지만 해도 가슴 풍만한 서양여성에게나 발생하는 병으로 여겨졌던 유방암. 그러나 2001년 유방암은 위암을 제치고 우리나라 여성암 중 발병률 1위(전체 여성암 중 16.1%)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식이 생활방식이 급속하게 서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방암 수술(1년에 약 500건이상)을 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노동영교수가 최근 '유방암 예방 식이요법'(일조각 발행)을 번역 출간했다. 노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음식에 대한 것"이라면서 "식이요법을 신앙처럼 절대적인 것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 혹시 이책이 식습관을 편향되게 바꾸지는 않을까 망설였으나, 유방암 예방에 도움을 주리라는 확신을 갖고 번역한 지 3년 만에 책을 냈다"고 말했다.
저자는 의학저널리스트이자 의학박사인 봅 아노트 박사. UCLA 하버드 토론토대 등 유수한 연구기관의 많은 연구자들과 임상 실험에 참여한 환자들을 취재해 얻은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낸 해답이다.
이 책에서 유방암 예방책으로 강조하고 있는 식품은 콩과 오메가-3 지방과 겨자과 채소이다.
콩 유방암은 호르몬 에스트로겐으로 인해 발생되는 암. 콩은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졌다. 콩에 들어있는 제니스타인이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억제하여 해로운 에스트로겐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준다. 콩은 1일 35g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콩으로 바나나나 딸기를 섞어 셰이크처럼 콩주스를 만들어 먹거나 볶거나 삶아서 먹으면 좋다. 두부, 두유도 좋은 콩식품. 하지만 콩기름은 오메가-6지방이 3분의 2나 함유돼있어 암과 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콩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유방조직의 밀도가 낮아져 가슴이 부드러워진다.
지방 유방암 발생원인으로 가장 많이 의심받는 영양소. 저자는 지방 종류만 바꾸면 유방암 발병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다중불포화 지방인 오메가-6는 피해야 한다. 콩기름 옥수수기름 홍화씨유 마요네즈 마가린 등이 대표적 식품이다. 기름기가 많은 붉은 육류도 물론 좋지 않다. 식용유나 마가린을 사용하지말고 오메가-9이 함유된 올리브유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의 위험을 낮추는 지방은 오메가-3이다. 오메가-3는 공격적으로 오메가-6지방산의 영향을 차단, 세포내에서 에스트로겐 상승효과를 억제해준다. 청어 고등어 대구 꽁치 숭어 참치 연어 돔 적도미 넙치 등 깊고 푸른 바닷속에서 잡은 생선들이 좋다.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참치는 보통 식물성기름(오메가-6)에 보존하므로 생선을 먹는 목적과 전혀 맞지 않는다.
겨자과 채소 양배추 케일 청경채 브로컬리 콜리플라워 겨자씨 무 순무 같은 채소들은 에스트로겐의 경로에 작용, 유방암 위험을 40%나 감소시킨다. 겨자과 채소의 '인돌-3 카비놀'이란 성분이 유해한 에스트로겐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유해한 에스트로겐은 유방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인돌-3 카비놀은 열에 의해 파괴되므로 살짝 데치거나, 볶아먹으면 좋다. 이외에도 저자는 섬유질의 섭취량을 늘려라 전자파 담배연기 대기오염 식품첨가제 등 우리 몸에 암을 발생케하는 산화부담을 줄여라 가급적 유기농채식을 하라 과도한 당 섭취를 피하라 체지방을 줄여라 알코올을 제한하라 운동을 하라 등을 권고하고 있다.
노교수는 "이 모든 방법들이 즉각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꾸준히 어릴 때부터 실천해야만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 판매 수익금은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모임인 비너스회 활동에 쓰일 계획이다.
/송영주 편집위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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